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신약 하나에 드는 시간과 비용

N년차 박사 2025. 5. 28. 16:39

– 1조 원, 10년 이상이 걸리는 이유는 무엇인가

바이오 신약 개발 회사에 몸담고 있는 N년차 박사가 들려주는 신약 개발 이야기 15.

신약 개발, 왜 이렇게 오래 걸릴까?

신약 하나가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평균 10~15년이 소요된다.
이는 단순한 연구나 시험에 머무르지 않고, 과학, 기술, 임상, 규제, 상업화까지 모든 단계를 포함하는 종합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.

각 단계는 다음과 같은 시간을 요구한다:

단계 소요 기간
타깃 탐색 ~ 전임상 약 2~4년
임상 1상 약 1~2년
임상 2상 약 2~3년
임상 3상 약 3~5년
허가 심사 및 시판 준비 약 1~2년
해당 소요 기간은 모든 과정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진행됐을 경우를 가정해서 산정해 본 것이다.
단계 간 준비 기간이나 실패에 따른 재 설계까지 고려하면 전체 15년 이상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.
필자도 리드 물질부터 최종 후보 물질을 선별하는 것까지 대략 3년의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.
이후 전임상 실험의 허들을 열심히 넘으며, 유효성이 있다라고 판단하기까지 또 3년의 시간을 보냈다.

비용은 얼마나 드는가?

신약 하나 당 총 개발 비용은 20억 달러 (약 3조 원)로 추정되며, 평균적으로도 약 13억 달러(약 1조 7천억 원) 이상이 든다고 알려져 있다.

상세 비용 구성 예시:

항목 비중 (%) 설명
전임상 연구 약 10~20% 타깃 검증, 화합물 탐색, 독성시험 등
임상 1~3상 약 50~60% 사람 대상 안전성·효능 검증, 가장 많은 비용 소요
실패한 프로젝트 비용 포함 약 30% 이상 개발 도중 실패한 후보의 R&D 비용도 평균에 반영됨
CMC 및 품질관리 약 5~10% 생산공정, 품질시험, GMP 설비 구축 등
규제 대응 및 허가 약 5% NDA/BLA 준비, 심사 대응, 라벨링, 허가서류 작성 등
 

※ 특히 임상 3상은 수천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시험으로, 단일 프로젝트당 수천 억 원이 투입된다.

또한, 임상 진행을 위해서는 규정에 맞게 신약을 생산하는 것도 포함되기 때문에 신약 생산 비용도 수억~수백억이 투입된다.


실패율은 얼마나 높은가?

신약 개발은 극도로 리스크가 높은 사업이다.

 

전체 신약 후보물질 중 최종적으로 시판 허가까지 이르는 성공률은 평균 약 9~13%에 불과하다.
특히 임상 2상은 효능 검증이라는 가장 큰 허들로, 성공률은 30~35% 수준에 머무른다.
이 때문에 대부분의 제약·바이오 기업은 임상 2상 성공을 기술이전의 기준점으로 삼는다.

 

신약 개발 단계별 평균 성공률 (약물 전체 기준)

단계 전 단계 대비 성공률 누적 성공률 (전임상 기준)
전임상 → 임상 1상 약 63% 63%
임상 1상 → 2상 약 70% 약 44%
임상 2상 → 3상 약 35% 약 15%
임상 3상 → 허가 약 60%~85% 약 9%~13%

왜 임상 2상이 가장 큰 허들인가?

  • 임상 1상은 주로 안전성만을 보는 시험이기 때문에 성공률이 비교적 높음
  • 반면, 2상은 질병 치료 효과(효능, efficacy)를 처음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실패율이 급증함
  • 적정 용량 설정 실패, 유효성 부재, 예상치 못한 부작용 등이 주요 실패 원인

왜 이렇게 비쌀까?

신약 개발이 고비용-고위험 구조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:

  • 고도화된 기술 및 인프라 필요: GLP, GMP, GCP 기준에 맞는 연구 설비와 운영 시스템 구축
  • 전문 인력 투입: 화학, 약리학, 통계, 임상, 규제 분야 전문가의 장기 투입
  • 반복 실험과 실패: 대부분의 후보 물질은 개발 도중 중단되고, 실패한 비용도 성공 약물에 포함됨
  • 규제 리스크: 임상 성공 후에도 허가 보류나 자료 요구로 추가 지연 및 비용 발생 가능
  • 지적 재산 확보 및 특허 전략: IP 확보와 글로벌 특허 등록 등도 필수적이고 고비용

이를 감안한 개발 전략

제약사와 바이오텍은 이러한 비용과 시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전략을 활용한다:

  1. AI 기반 신약 개발(Drug Discovery): 탐색 단계 시간·비용 절감
  2. 플랫폼 기반 접근: 하나의 기술로 여러 약물 파이프라인 전개
  3. 오픈이노베이션: 대학, 병원, 스타트업과 공동 개발
  4. 기술이전(License-out): 임상 전/중간 단계에서 대형 제약사에 이전
  5. 조건부 허가/패스트트랙 활용: 신속 심사 제도 활용으로 개발 기간 단축

결론

신약 하나가 나오기까지 수많은 시간과 자본, 인력, 실패를 견뎌야 한다.
10년 이상, 1조 원이 넘는 투자를 감수하고도 성공 확률은 10%에 불과하지만,
한 번의 성공은 수천만 명의 생명을 살리고 수십 년의 기술 가치를 만들어낸다.

그래서 신약 개발은 여전히 가장 도전적이고, 가장 가치 있는 그리고 매력적인 과학이다.

이래서 내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지.....